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이 있는 당뇨 환자는 심혈관질환, 당뇨병성 신질환 등 합병증 위험이 최대 23%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당뇨발의 악화로 인한 하지절단 위험은 4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심방세동이 있는 당뇨 환자의 주의가 당부된다.
‘심방세동’…방치 시 심각한 합병증 유발해심방세동은 심장 부정맥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심방의 수축이 소실되어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상태다. 불규칙한 맥박과 두근거림, 무력감, 피곤함 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심할 경우 어지럽고 숨이 찰 수 있다. 심방세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방치될 경우 뇌졸중, 심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심방세동 고위험군은 주기적인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방세동 여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기질적 심장질환, 노인, 고혈압, 당뇨, 비만 환자 등이 대표적인 고위험군이다. 특히, 심방세동은 당뇨 환자에서 자주 관찰되는 부정맥이나, 심방세동 유무가 당뇨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당뇨 환자가 심방세동이 있으면 당뇨 관련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심방세동 있는 당뇨 환자, 합병증 위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이소령?권순일 교수 및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당뇨 환자 6만 7,530명을 심방세동 여부에 따라 나누고, 당뇨 관련 합병증(심혈관질환, 당뇨병성 신질환 및 망막질환, 당뇨발) 발생 위험을 중앙값 7.6년간 추적 관찰했다.그 결과, 심방세동이 있는 당뇨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심혈관질환, 당뇨병성 신질환, 당뇨발 발생 위험이 각각 12%, 23%, 13% 증가했다. 당뇨병성 망막질환은 심방세동 여부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특히, 당뇨 환자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당뇨발에 의한 하지절단 위험이 4.1배로 크게 높았다.
이 결과는 당뇨 환자에게 흔히 관찰되는 심방세동이 당뇨병의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심방이 비정상적으로 수축해 혈류의 저류가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어 동맥 혈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영향이 당뇨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해석이다.최의근 교수는 “연구를 통해 당뇨 관련 합병증에 미치는 심방세동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당뇨 환자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할 경우, 합병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관리와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저명한 당뇨학회지인 ‘diabetes care(당뇨병 관리)’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