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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술 마시면 안 되는 약국약 3가지
어떤 약이든 복용 중에는 술을 피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술자리에 앉으면 '한 잔쯤은 괜찮겠지'라며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현고은 약사(샘물약국)는 "종합감기약이나 두통약처럼 처방 없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은 접근성이 높은 만큼, 지시대로 사용하면 대부분 안전하지만 술과 함께 또는 음주 전후 복용 시 위궤양이나 간부전, 신장 손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정에서도 상비약으로 구비할 만큼 흔한 일반의약품 중, 국내외 전문가들이 복용 중 음주를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세 가지 품목과 그 위험성을 살펴본다.
1. 기침 시럽: 덱스트로메토르판, 호흡부전 유발 위험
날씨가 추워지면 기침과 인후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럴 때 흔히 복용하는 기침약 중 시럽형이나 트로키(캔디)형은 다른 약보다 가볍게 생각하고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 역시 알코올과 만나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임상 약사 카이란 존스(kiran jones)는 '데일리 메일(daily mail)'에서 기침약(진해제)과 인후통 완화제에 흔히 사용되는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이 술과 혼합될 경우 졸음, 현기증, 위장 장애, 호흡 곤란, 빠른 심박수, 협응력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부작용이 몇 시간 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오용될 경우 환각, 체온 저하, 호흡 부전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덱스트로메토르판은 기침 욕구를 억제해 인후통을 완화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 성분이지만, 알코올과 결합하면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2. 감기∙독감 치료제: 아세트아미노펜, 간 손상 및 독성 축적
아세트아미노펜(파라세타몰) 주성분의 종합감기약 및 비충혈제거제는 감기 증상 완화에 흔히 사용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세트아미노펜, 페닐에프린(페닐에프린 염산염), 구아이페네신 등 여러 성분이 복합된 감기약을 술과 함께 복용하면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위험은 간이 아세트아미노펜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간이 약물을 분해할 때 napqi라는 독성 부산물이 생성되며, 일반적으로는 체내에서 중화된다. 그러나 알코올로 간에 부담이 더해지면 독소가 중화되지 못하고 축적되면서 간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약사이자 킹스턴대학교 연구원인 디파 카마르(dipar kadmar)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소량이라도 과다 복용하거나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심각한 손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 항염증제: 이부프로펜, 위궤양과 복막염 가능성↑
이부프로펜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는 근육통, 생리통, 두통, 감기 및 독감 등 여러 증상에 자주 사용된다. 통증과 부기를 유발하는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방식으로 작용하지만, 위벽을 자극하는 특성이 있어 장기간 복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영국 의사 딘 에깃(dean eggitt)은 "이부프로펜과 같은 진통제는 염증 완화를 위해 고안되었지만, 위를 자극해 위궤양의 위험을 높이며 일부는 복막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술도 위에서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위산이 위 속에 머무르게 하는 밸브를 이완시켜 속 쓰림과 역류 위험을 높이고, 궤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부프로펜의 정기적인 사용과 음주가 결합되면 복막염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음주를 피하기 어려울 땐? 증상 완화를 위한 대안
음주 계획이 있다면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덱스트로메토르판이 포함된 의약품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현고은 약사는 "이미 술을 마신 상태, 또는 마실 예정인 상황에서 통증 완화가 필요하다면 진통제보다 냉·온찜질이나 휴식 등의 대안을 찾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기침이나 인후통이 있을 때도 따뜻한 물이나 꿀, 레몬을 더한 차로 증상을 가라앉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하며, "다만 감기나 독감에 걸린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알코올이 염증을 심화시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술을 피하고 적절한 약을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현 약사는 "장기 손상과 같은 심각한 위험이 아니라도 비염약, 종합감기약, 콧물∙코막힘 완화제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의 경우 졸음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알코올이 더해지면 진정작용이 더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